대제학(大提學) 겸 판호조사(判戶曹事) 치사(致仕) 봉조하(奉朝賀) 증(贈) 시(諡) 정숙공(靖肅公) 신도비명(神道碑銘) 병서(竝序)

판중추(判中樞)으로 치사(致仕) 시(諡) 정숙공(靖肅公)이다. 이미 장사를 지낸 이듬해 여름에 중자(仲子) 관찰사가 공의 행장(行狀)을 가지고 묘지(墓誌)를 청하니 내가 가의(家義)로 감히 사양치 못할새 삼가 안찰하건대 公의 諱(휘)는 純(순)이요 자는 현지(顯之)니 순흥부사람이라.

증조는 고려 도첨의찬성사, 흥녕부원군 시호는 문정이며 원나라 과거에 급제한 호가 근재이고 문장이 세상에 모범이 되며 관동을 안찰할 적에 지은바 와주집(瓦注集)이 세상에 전하여졌으며 祖는 특진보국숭록대부(特進輔國崇祿大夫) 판문하부사(判門下府事) 집현전태학사(集賢殿太學士) 시(諡) 문간(文簡) 휘(諱) 종원(宗源)이고 고(考)는 추충익대(推忠翊戴) 개국공신(開國功臣) 보국숭록대부(輔國崇祿大夫) 흥녕부원군(興寧府院君) 시(諡) 양도(良度) 휘(諱) 경공(景恭)이고 비()는 의정택주(懿靜宅主) 鄭氏이니 정당문학(政堂文學) 오천군(烏川君) 사도지녀(思道之女)라, 홍무( 洪武) 4年 신해(辛亥) 10月 18日에 나시니 경신(庚申)에 公의 나이 10세에 음직(蔭職)으로 행랑도감(行廊都監) 판관(判官)을 補하고 계해(癸亥)에 진사(進士)과거에 中하고 정묘(丁卯)에 녹전의시(錄典儀寺)하고 무진(戊辰)에 사마시(司馬試)에 中하고 이듬해에 병과(丙科)에 발탁되고 경오(庚午)에 성균학유(成均學諭)를 제수받고 직학(直學)을 역임하고 임신(壬申)에 주사재부(注司宰簿)하고 계유(癸酉)에 사헌감찰(司憲監察)에 천임(遷任)되고 갑술(甲戌)에 우습유(右拾遺) 지제교(知製敎)를 拜하고 일을 이론타가 상지(上旨)를 거스려 병자추(丙子秋)에 김해판관(金海判官)으로 나가니 치민(治民)이 제일이라 지금껏 백성들이 사모하더라.

정축(丁丑)에 예조좌랑(禮曹佐郞) 세자우시직(世子右侍直)으로 불려 올라오게 되고 무인년(戊寅年) 여름에 강원도사(江原都事)를 제수받고 가을에 사헌잡단(司憲雜端)을 배하였을때 궁아(宮娥)가 범죄어늘 태조(太祖)께서 대사헌(大司憲) 조박(趙璞)에게 命하사 곧 죽이라 하신대 璞이 公에게 고하니 公이 헌부(憲府)는 형관(刑官)이 아니요 또 그 죄목을 밝히지 않고 죽이는 것이 옳지 않음을 밝히니 璞이 上旨라 하여 강압하거늘 公이 曰 人命이 지중하고 사불복생(死不復生)이니 급하게 극형에 처함은 의(義)가 아니오. 마땅히 담당부처에 보내어 국문케 하시오. 한즉 璞이 화를 내어 공의 말을 상께 아뢰었으나 太祖께서 깨닫고 그대로 쫓으셨다.

또 어떤날은 백료(百僚)들이 경복궁 문밖에 모여 동서로 열좌(列坐)할새 한권리 있고 귀한者가 말을 타고 바로 자달(紫·왕궁의 정문)까지 대거늘 여럿이 감히 꾸짓지 못하되 공이 즉시 종자를 구속하고 탄핵하여 상문하여 이에 권력있고 귀한 자를 귀양보내니 다 쾌하게 여기더라.

태종(太宗)이 잠저(潛邸)에 있을 때 그 일을 목격하시고 그후 천조(踐祚)하심에 公을 보시고 여러번 칭찬해 마지 않으셨다. 경진(庚辰)에 서북면 경력(西北面 經歷)으로 나갔고 신사(辛巳)에 통덕 병조정랑(通德 兵曹正郞) 겸 형조도관정랑(刑曹都官正郞)이 되고 壬午에 조봉내자소윤(朝奉內資少尹)을 拜하고 얼마후 부령(副令) 종부(宗簿) 봉상(奉常) 품계는 조산대부(朝散大夫)로 계미(癸未)에 겸사평부경력(兼司平府經歷)을 지내니 이로부터 세천(歲遷)에 사헌장령(司憲掌令) 형조도관의랑(刑曹都官議郞) 내자윤(內資尹) 봉상(奉常) 종부(宗簿) 이령(二令)하고 두 번 판내자(判內資) 판통례(判通禮)에 전임되었으며 다 관직(館職)을 띄고 여러번 계위통정(階爲通政)하였으며 정해(丁亥) 겨울에 승정원우부대언(承政院右副代言)에 발탁되고 무자(戊子)에 우대언(右代言)에 나가서 계옥상심(啓沃上心)이 컸고 겨울에 이조우참의(吏曹右參議)로 옮기고 잠시후에 좌참의(左參議)로 옮기고 기축(己丑)에 가선좌군동지(嘉善左軍同知) 총제(總制) 보문각직제학(寶文閣直提學) 동지춘추관사(同知春秋館事)하고 가을에 경상도 관찰사 신묘(辛卯)에 좌군총제(左軍總制) 집현전제학(集賢殿提學)을 拜하고 갑오(甲午)에 개성유후(開城留後)로 천임되고 가정병신(嘉靖丙申)에 충청도관찰사로, 기해(己亥)에 공안부(恭安府) 윤보문각제학(尹寶文閣提學)으로 가을에 공조판서(工曹判書)에 나아가고 계(階)는 자헌대부(資憲大夫)요 신축년(辛丑年)에 부우(父憂)를 만났다. 함길도에 흉년이 들어 백성이 많이 유리걸식하는지라. 上이 대신(大臣)을 보내 진휼코자 하나 적당한 사람을 구하기 힘들새 특히 公을 기용하여 함길도를 관찰케 하시니 사퇴치 못하고 임지에 이르러 기민(飢民)들을 함흥에 몰아 몸소 보고 진휼하니 백성들이 힘을 입어 생활하니라. 그해 겨울에 치사(致仕)함을 신청하였으나 윤허치 않고 드디어 의정부참찬(議政府參贊)을 拜하고 갑진(甲辰)에 拜 호조판서(戶曹判書)하여 전곡(錢穀)을 맡았고 17年에 경비가 호양(浩穰)하였으니 출납(出納)이 정명(精明)하여 티끌만큼도 유실이 없더라. 丁未年에 정헌대부(正憲大夫)로 진계(進階)하고 기유(己酉)에 의금부제조(義禁府提調)로 무릇 전후 8年간에 송옥(訟獄)이 너그럽고 공평하였다. 경술(庚戌)에 숭정대부(崇政大夫)로 승계(陞階)되고 이듬해에 보문각대제학(寶文閣大提學)을 띄고 임자(壬子)에 판중추(判中樞)로 호조판서를 겸하고 을묘년(乙卯年) 가을에 다시 의정부(議政府)에 들어 찬성(贊成)이 되고 호조판서와 보문각대제학을 겸하고 병진(丙辰) 여름에 영만(盈滿)함으로 재차 사양하였으나 다시 판중추(判中樞)하였고 겸직도 여전하였다. 이 해에 충청도가 큰 흉년이라 그 다음해에 正月에 上께서 公이 일찍이 함길도에서 진휼한 공효(功效)가 있었음을 상기해서 도순문사(都巡問使)로 명하여 진휼사(賑恤使)를 삼으니 성사할 새 上이 인견(引見) 曰 재주있고 덕을 갖추니 可히 하늘에 응(應)하고 백성을 보(保)함이니 옛적 당태종(唐太宗)이 의(義)를 力行한지 불과 4·5年에 두미(斗米)값이 三錢가는 효과(效果)가 있었으니 내가 심히 경앙(景仰)하노라. 사위(嗣位)이래로 여정(勵精)하여 정치하고 풍년 오기를 기약하되 해마다 수해와 한재로 백성이 끼니를 못이으니 내 부덕한 허물의 탓이라. 이에 새벽에도 밤에도 수성(修省)하여 하늘이 도우심을 바란지 이미 20년이라. 이제 경상 전라 충청이 피재(被災)하고 특히 충청이 우심하니 하늘의 도움을 다시 바랄 수 없는지라. 그 구황(救荒) 계책을 어찌할지 公이 가서 잘 조처(措處)할지어다 하셨다. 公이 다방면(多方面)으로 진대(賑貸)하니 一道가 전활(全活)하였다. 여름에 숭록대부(崇祿大夫)로 가계(加階)되고 기미(己未)에 본직(本職)으로 돌아오고 얼마후에 병으로 구지 사양하고 인해서 치사(致仕)하였다. 公이 병에 걸려 앓게 되자 모든 아들에게 글로서 이르되 내 나이 70이요 벼슬이 一品이며 자손이 무량하니 비록 죽더라도 영광이라 하물며 유생유사(有生有死)는 자연의 이치니 너의 무리는 탄식하지 말고 초상제절은 가례(家禮)에 따라 할 것이며 불사(佛事)는 하지말라하고 曰 사람이 죽으면 일이 많은즉 나는 죽어 산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으리니 선영곁에 생을 마쳐 장례에 편리하게 하리라 하고 금천(衿川) 별서에 나가 계시니 上께서 연달아 의원을 보내 병의 증세를 물으시고 반찬을 나리시더니 경신(庚申) 11월28일에 정침(正寢)에서 졸(卒)하셨다. 배(配)는 정경부인(貞敬夫人) 청성정씨(淸城鄭氏)로 정당문학(政堂文學) 청원군(淸原君) 휘(諱) 공권(公權)의 따님이시니 정정(貞靜)하여 부도(婦道)가 있더라 公보다 6年 먼저 卒하심에 공묘(公墓)에 부葬하였다. 아들은 四人이니 長男은 숭직(崇直)이니 통정대부(通政大夫) 판내자시(判內資寺)로 두 번 주목(州牧)이 되어 다 혜정(惠政)이 있었고 次男은 숭선(崇善)이니 가정대부(嘉靖大夫) 경기도관찰사(京畿道觀察使)요 경자(庚子)년 과거에 장원하였으며 일찍이 은대(銀臺)의 長이요 그 다음은 숭신(崇信)이니 조산대부(朝散大夫) 인수부소윤(仁壽府少尹)이며 公보다 1年後에 병서(病逝)하였고 그 다음은 숭효(崇孝)이니 조봉대부(朝奉大夫) 평안도경력(平安道經歷)이며 단정한 선비요. 따님은 三人이니 長女는 자헌대부(資憲大夫) 의정부좌참찬(議政府左參贊) 이숙주(李叔疇)의 부인이고 일찍이 대사헌(大司憲)도 지내고 三道에 걸쳐 관찰사를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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